에테르 etherのインスタグラム(your.ether) - 12月1日 10時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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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매우 긴밀한 이 여자사람을 담은 프로젝트의 이름은 소녀가 아닌 '그녀, 彼女'다.

내 손으로 소녀를 담는 것을, 그런 사진들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그 나이에 가지지 못했던 순수함, 그 나이에 가졌던 세상에 대한 불안정함이 그들의 표정이나 손발짓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것이 카메라 앞에 선 모델로서 취하는 포즈일언정 그 시점을 지나 자신의 주관이 확실해진 시선을 통해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때가 되면, 같은 포즈를 취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느낌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꽤나 동안인 어른의 여자가 카메라 앞에서 전체적으로 소녀스러운 컨셉을 잡고 소녀의 포즈를 취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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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소녀가 가지는 아름다움의 포인트는 살다보면 겪게되는 더러운 일을 덜 겪은 순수함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나게 될 모든 일들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에 상반되는 기대감과 설렘이기도 하다. 실제로 촬영하는 '소녀'들과 대화하다보면 그런 것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분위기를 푸는 것 이상으로 촬영 내내 말이 많고, 그들의 조잘거림을 듣는 것이 행복하다. 숲에 잠깐 서서 나무가 바람에 살짝살짝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때와 같은 기분이라 설명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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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진을 찍겠다고 결심하게 된 동기를 부여해준 사람은 이 여자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하얀 옷을 입은 채 대담하게 꽃밭에 누워있지만, 그녀는 '그녀'이다. 그녀도 나도 소녀일 때가 있었다. 물론 나는 소녀였던 그녀를 뷰파인더를 통해 남겨두었지만 그 사진에선 지금과 같은 눈빛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도 그때의 시선이 좀 더 소녀적이었고. 우리는 여전히 인생을 여행하고 있고 재잘대며 떠들지만, 죽음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온갖 상상을 하며 어두운 방 작은 의자에 앉아 소리죽여 우는 소녀는 아니다. 그래서 @floatingcat 을 찍은 사진에는 소녀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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