ナム・スミンのインスタグラム(suminzz) - 1月18日 01時19分

술을 많이 마시면 기억을 잃어버린다.
저번 주 일요일에도 그랬다.
부분적인 기억들은 남아있다.
잔뜩 취해서 우주한테 페미니즘 얘기를 하다 울었다. 내 기억으론 아주 찔끔 울었는데, 그 애 말로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하며 엄청 울었다고 했다.
소중한 사람과 하는 중요한 대화인데 취해서 자꾸 말이 꼬이고 문장이 완성이 안 돼서 내 생각을 전달 못하는 게 화가 나서 더 울었던 것 같다.
경험해본 바로는 현실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페미니즘 얘기를 하는 건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일이었다. 평소 대화가 잘 통하던 사람들인데도 서로를 이해 못하게 될 확률이 높았다.
맨정신에 꺼냈어야 할 얘기를 술에 취해서야 물어볼 수 있었던 건, 내가 본 강우주는 정말 그럴 사람이 아니지만, 혹시나 그 애가 무신경한 대답으로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무서워서였다.
처음 내 인스타를 알게 되고, 내가 인스타에 올린 페미니즘 글들을 봤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물었던 것 같다.
그 애가 뭐라고 말했는지 다른 건 기억이 안 나지만.. 그걸 왜 이상하게 생각하겠냐고 했고, 내 생각을 존중한다고 했고, 마지막쯤엔 아마 페미니즘 책을 읽어보겠다고 한 것 같다.
우주가 똑똑하고 깨어있는 사람이라 좋아하게 된 거지만, 이렇게 페미니즘 얘기를 꺼냈을 때 선뜻 공부하겠다고 해준 게 고맙기도 하고 또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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